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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 선택

과외 선택 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

by Eric87 2020.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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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공학도 Eric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경험했던 활동 중 유익했으면 하는 내용을 적어볼까 합니다. 저는 공군 장교로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원에 입학하여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연구실에서 소정의 월급이 나오긴 하지만 비싼 공대 대학원 등록금과 생활비를 혼자서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부를 하는데 큰 지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에 학원강사와 과외를 시작했습니다. 주력인 수학, 물리를 계속 공부하는 저에게 중고등 수학과 물리는 가장 기초가 되는 내용들 뿐이지만 이를 잘 설명하는 것도 내게 큰 지적 기반이 되고 수입이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어렵지 않게 학원에서 연락이 와서 바로 수학/과학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대형 학원이 아닌 동네 조그만한 학원이라 학생 수는 한자리 수였지만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큰 지장 없이 졸업 때까지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소수로 진행하다 보니 강의 후 과외로 넘어오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학생들 중 저와 캐미가 잘 맞는 학생이 오랫동안 과외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요금 과외를 통한 사기와 어리숙한 사회초년생들이 단순히 과외를 돈벌이로 생각하고 광고성 과외로 저품질되는 행위가 너무 많아 안타까운 마음으로 과외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 고등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제 경험으로 어떤 과외를 선택하는 것이 좋은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과외와 학원 선택의 기준

결론을 말씀드리면 본인의 자녀 혹은 본인 수준이 최상위권과 하위권이면 과외로, 중위~상위는 학원을 추천드립니다. 물론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제가 느낀바는 이렇습니다.

최상위권은 과외를 선택하는 것이 100퍼 좋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학생들은 사실 학원을 가든, 과외를 하든, 인강을 듣든, 기본적으로 학습 자세가 매우 좋아 독학을 해도 잘합니다. 과외가 학원보다 나은 점은 학생에 포커스가 맞춰진 빠른 시간에 개념 정리+심화 문제 풀이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궁금한 걸 과외 선생한테 묻고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하면 투자 시간 대비 효율이 좋습니다. 학원에서 잘하는 학생만 모아둔 소수반이라 할 지라도 2~4명이 되면 공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진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는 정말 똑똑한 과외선생을 붙여주는 게 학생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단지 실력이 좋은 과외선생뿐만 아니라 젊고 영리한 과외선생님을 찾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하위권 애들은 대부분 수학 개념이 없는 상태가 많아서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선 과외선생이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것이 좋습니다. 하위권 학생들이 일반 학원에 가서 수업을 한들 질문을 할 내용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서 어리둥절하고 진도는 진도대로 가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하위권 학생들 학습방법 및 자세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과외선생에게 학습법을 배우면서 가이드를 받아야 제대로 효과가 발생합니다.

중위~상위권 학생들은 사실 과외선생 입장에서는 돈을 제일 쉽게 버는 케이스가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립니다. 이 친구들은 거의 다 수학에 대한 개념은 어느정도 있는데, 귀찮아서 문제풀이를 많이 안 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다양한 문제 유형과 반복적인 문제 풀이로 계산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키우면 충분이 최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시중에 파는 여러 문제집을 잡고 푸는 것이 좋습니다. 학원이나 과외나 독학 등 학습교재를 가지고 문제를 풀라고 하기 때문에 비싼 과외가 필요 없습니다.

2. 어떤 과외 선생을 선택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과외선생을 구할 때 보는 것이 일단 1. 학벌, 2. 학과, 3. 경력(나이) 4. 성별 이렇게 많이 봅니다. 수학 과외는 먼저 '당연히' 이과 출신 선생을 찾으셔야 됩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공부하는 양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문과 출신 과외선생들은 보통 외국어+언어를 주로 하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개념의 깊이가 확연히 다릅니다. 학벌이 좋은 선생이 좋다는 것은 보편적인 사실입니다. 학벌이 좋을수록 잘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잘 가르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수학 과외의 경우 이공계 수준으로 학벌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가 아니면 단편적으로 연대나 고대 공학계열보다는 한양대 공대 학벌이 좋습니다. 그리고 학과를 보실 때 당연 과외이기 때문에 학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학과 출신의 선생이 좋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외가 아닌 이상 수학인 경우 학과는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수학 수준은 학벌에서 이미 말해주고 있고 이공계일 경우 대학 수학을 필수과목으로 수강했기 때문에 보다 수학에 대한 깊이 있는 개념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물로 학점 좋은 대학생인 경우) 따라서 수학 과외의 경우 대학 전공이 그리 필요하지 않아요. 그러나 과학 과외는 다릅니다. 전공을 따져 봐야 합니다. 대학에서도 일발 물리, 일반화학 등 수업이 있기 때문에 물화생지 중 관련 전공 출신 선생님을 찾아야 합니다.  

경력은 3~4년 이상이면 대학생이나 전문과외나 개인적으로 별 차이는 안 난다고 생각합니다. 3~4년 이상 하면 나름 노하우도 생기고 학생을 다루는 법도 어느 정도 알게 됩니다. 학교 이름만 믿고 아직 어린 1학년 학생에게 덜컥 과외를 맡기는 일은 좀 삼가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습니다. 하게 된다면 그 사람의 현란한 스펙에 집중하지 말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얼마나 가르쳐 봤는지에 집중해라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따라서 1~2년 경력의 20살, 21살이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수능을 봐서 감각은 더 좋을 지라도, 어떻게 지식을 전달할지는 잘 모를 수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어리지만 선생이 아주 꼼꼼한 성격인 경우에는 추천합니다. 성별은 여자 선생은 좀 더 꼼꼼하고, 남자 선생은 수학적 머리가 좋을 확률이 큽니다. 개인적으로 성별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학생인 경우 남자 과외 선생을 만나는 경우가 많지 않은 듯합니다.

과외를 할 때 보통 시범과외를 하는데 학생에게 꼭 물어보세요. 과외선생이 '수업 준비해서 오는 것 같냐'라고.... 수업 준비를 안 해가서 버벅거리면서 그냥 답지 읽어주고 왔다는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는 선생들도 있습니다. 절대 그런 사람에게 과외 맡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냥 헛돈 날리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최소한 어려운 문제를 풀고 나서 '다른 가능한 풀이는 어떤 게 있느냐?', '이 발상은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느냐?"라는 질문을 하셔도 대답할 수 있을만한 사람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물론 선생님도 사람인 지라 문제를 풀다가 답지를 참고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행위가 지나치게 잦다면 준비를 안 해오는 사람으로 의심해볼 만합니다.전 솔직히 워낙 많은 수업을 했던 수 1은 준비 안 하고 가도 능숙하게 가르칠 수 있지만 수 2부터는 좀 공부하고 갑니다. 공부 안 하는 과외선생님은 즉시 자르는 게..

3. 과외받을 학생의 자세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학생들 중에 수학을 못하는 게 아니라 국어를 못 하는 애들이 50% 이상입니다. 한글로 쓰여 있는 문장을 읽고 이해를 못하니 무엇을 물어보는지 개념도 모르고 당연히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손을 댈 수 없습니다. 거기에 수학은 이상한 수식에 문자까지 나오니 총체적 난국이죠. 이 글을 보는 중학생 이하 자녀를 두신 분들은 책을 꼭 읽히기를 감언 드립니다. 중상위권 애들 중에 공부는 많이 하는데 점수는 안 오르는 애들 보면, 문제에 문장이 2~3 줄 되면 그걸 해석 못해서 문제를 못 푸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배점이 높은 문제나 경시대회 문제는 그림과 함께 문장이 깁니다. 문제풀이 할 때 제가 언어 독해해주는지 수학 문제 풀어주는지 모르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10여 년 전 한때 고교 수학과정이 미쳐서 쉬운 수리 나형을 선택하고 서울권 이공계 대학을 들어갔지만 갑자기 어려워진 수학을 접하고 교수와 학생 모두 멘붕이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과에서 서울권 대학 가려면 최소 수리 3등급이 필요합니다. 흔히 말하는 인 서울 공대 가려면 못해도 3등급은 나와야 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이과 수학은 양이 정말 정말 정말 많기 때문에, 고2 들어가기 전까지 최소 수 2 개념은 정리되어야 학생 스스로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과로 가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됩니다. 

솔직히 말해서, 한두 번만 수업해보면 얘는 성적이 오를지 안 오를지 느낌이 옵니다. 굉장한 노력파가 아니면 거의 타고나는 수학적 센스로 성적이 결정되는 듯합니다.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은 거의 이 경우가 많습니다. 아니면 자기 목표가 확실한 애들이나 과외를 붙여야 성적이 오르지 노는 애들한테 억지로 과외시켜봐야 돈 낭비입니다.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과 이야기를 충분히 하고 신중하게 선택을 해야 합니다.

4. 회피해야 할 과외 선생

현란하게 어려운 이론을 동원해서 가르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합니다. 가끔 보면 고등학생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여 과외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절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잔뜩 가져와 이걸 알아야만 몇몇 유형들이 해결 가능해진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절대 수능은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행렬을 가르칠 때 가우스 소거법을 들먹인다거나, 복소수 단원에서 복소평면을 들먹인다거나, 지수함수 파트에서 미분방정식 이론, 혹은 함수의 극한에서 테일러급수를 가져와서 설명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여러 이론을 아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 학생이 소화할 수 있다면요. 고등학교 수학 교육과정은 그런 지식을 써야만 풀릴 문제는 단 하나도 출제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교과서에 들어있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의 지식으로 해결 가능합니다. 그런 설명은 고교 과정을 거의 모두 소화해서 더 알고 싶다는 지식에 목마른 학생이 아닌 이상 반드시 알 필요가 없습니다. 좋은 선생은 어려운 내용을 쉬운 용어와 접근하기 좋은 개념으로 이해시키는 사람입니다. 물론 고교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풀이를 가르쳐주고 양념 치듯이 저런 개념들을 '소개'하는 정도는 권장할만합니다.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만 잔뜩 써가며 문제를 푸는 것은 과외 선생으로서의 직무유기에 가깝습니다. 교육과정 밖에서 자기 지식 자랑하는 과외선생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려할 사항은 그 과외선생이 가지는 학생에 대한 애정입니다. 과외가 학원 강의랑 가장 다른 점은 일대일로 관리해 준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여러분을 케어해 준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단편적인 예로 의대 선생도 좋겠지만 바쁜 의대생들은 학생에게 신경을 많이 못 쓰니 과외에 어느 정도 신경을 쓸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Teaching machine이 아닌 이상 여러분이 입시 생활의 힘듬을 토로해도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고, 고3 생활에 조언도 해 줄 수 있고, 명문대생이라면 캠퍼스도 투어를 시켜 주면서 결국 입시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알려줄 수 있고,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의 자기소개서도 한번 읽어 봐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고르시기 바랍니다. 이런 선생은 정말 복불복이긴 합니다. 하나만 명심할 것은 과외학생을 돈벌이가 아닌 '자기가 책임지고 가르치는 한 인간'으로 볼 수 있는 선생님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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